첫 김치를 담그던 순간이 아직도 생생해요. 배추를 절이고, 양념을 버무리고, 항아리에 차곡차곡 담던 그 느낌. 손에 묻은 고춧가루 향, 마늘 냄새, 그리고 완성된 김치를 맛봤을 때의 그 뿌듯함. 그날 이후로 한식은 그냥 먹는 음식이 아니라 직접 만들고 싶은 요리가 됐어요.
서울 곳곳에서 외국인 여행자들을 위한 한식 쿠킹클래스가 열리고 있어요. 전통시장 투어부터 시작해서 김치, 비빔밥, 불고기까지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 단순히 요리법을 배우는 게 아니라 한국 음식 문화를 온몸으로 느끼는 시간이에요.
왜 서울에서 쿠킹클래스를 들어야 할까요?
한식당에서 먹는 것만으로는 뭔가 부족해요. 그 맛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어떤 재료가 들어가는지, 왜 이렇게 맛있는지 직접 알고 싶잖아요.
쿠킹클래스는 그 모든 궁금증을 풀어줘요. 고추장과 된장의 차이, 참기름 넣는 타이밍, 김치를 맛있게 만드는 비법까지. 선생님들이 영어로 친절하게 설명해주시니까 언어 장벽 전혀 없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집에 돌아가서도 똑같이 만들 수 있다는 게 최고예요. 레시피북 받아가니까 뉴욕에서도, 런던에서도, 멜버른에서도 서울의 그 맛을 재현할 수 있어요.
서울 쿠킹클래스 추천 Top 2
제가 직접 참여해본 곳들 중에서 진짜 추천할 만한 클래스만 엄선했어요.
🥬 cooKorean - 망원시장 투어와 가정식 요리
망원시장 근처에 위치한 cooKorean은 제가 가장 사랑하는 쿠킹클래스예요. 조민 선생님이 직접 운영하시는데, 정말 한국 엄마처럼 따뜻하고 친절하세요.
3시간 30분 동안 진행되는 클래스는 망원시장 투어로 시작돼요. 선생님과 함께 시장을 돌면서 한국 식재료를 직접 보고, 맛보고, 배워요. 김치 담그는 데 쓰는 젓갈이 뭔지, 떡이 몇 종류인지, 나물은 어떻게 골라야 하는지.
시장 투어 후에는 선생님 집처럼 아늑한 공간에서 요리를 시작해요. 김치, 비빔밥, 불고기 - 이 세 가지를 직접 만들어요. 손으로 배추를 절이고, 양념을 정성껏 버무리고, 돌솥에 비빔밥을 담는 모든 과정을 직접 체험해요.
cooKorean 하이라이트:
- 위치: 망원역 2번 출구 도보 5분
- 시간: 월-토 오전 10시 또는 오후 6시 (3.5시간)
- 가격: 1인당 ₩55,000 (시장 투어, 재료, 레시피북 포함)
- 메뉴: 김치, 비빔밥, 불고기
- 특징: 전통시장 투어, 가정집 같은 분위기, 채식/비건 대응 가능
- 언어: 영어로 진행
- 예약: 웹사이트를 통해 사전 예약 필수
제가 만든 김치를 처음 맛봤을 때의 그 감동이란. 시판 김치보다 덜 짜고, 마늘이 확 올라오는데 뒷맛은 달콤해요. 제 손으로 만들었다는 자부심까지 더해지니 더 맛있게 느껴지더라고요.
🍴 Seoul Cooking Club - 르 코르동 블루 셰프의 프리미엄 클래스
좀 더 고급스러운 경험을 원한다면 Seoul Cooking Club을 추천해요. 종각역 바로 앞에 위치한 이곳은 르 코르동 블루 출신 셰프들이 운영해요.
7층 깔끔한 스튜디오에 들어서면 완전히 다른 분위기예요. 프로페셔널한 주방 기구, 세련된 인테리어, 그리고 정갈하게 준비된 재료들. 마치 요리 TV 프로그램 세트장 같아요.
엘리 셰프님이 이끄는 수업은 전통 한식과 현대적인 해석을 동시에 배울 수 있어요. 3코스 요리를 만들면서 각 재료의 역할, 맛의 균형, 플레이팅 기법까지 세세하게 배워요.
Seoul Cooking Club 하이라이트:
- 위치: 종각역 12번 출구 도보 1분
- 시간: 사전 예약 필수 (2.5-3시간)
- 가격: 1인당 ₩80,000-120,000 (코스에 따라 상이)
- 메뉴: 3코스 한식 (메뉴는 날짜별로 변경)
- 특징: 르 코르동 블루 출신 셰프, 프리미엄 재료, 파인다이닝 경험
- 언어: 영어, 한국어, 일본어, 중국어 가능
- 예약: 웹사이트 또는 WhatsApp (+82-10-8582-7367)
여기서 배운 잡채는 정말 달라요. 당면 삶는 시간부터 야채 볶는 순서, 간장 양념 비율까지. 디테일 하나하나가 맛의 완성도를 결정하더라고요.
쿠킹클래스에서 배우는 대표 메뉴
김치 - 한식의 시작
거의 모든 클래스에서 김치를 가르쳐요. 배추김치가 기본이고, 어떤 곳은 깍두기나 오이소박이도 함께 만들어요.
김치 담그기는 생각보다 단순해요. 하지만 그 단순함 속에 디테일이 있어요. 배추 절이는 시간, 물 빼는 정도, 양념 버무리는 힘 조절. 이런 걸 직접 해보면 "아, 이래서 할머니 김치가 맛있구나" 싶어요.
제가 배운 팁 하나. 양념 버무릴 때 고무장갑 끼고 살살 마사지하듯이 하래요. 너무 세게 하면 배추가 물러지거든요. 이런 거 레시피책에는 안 나와요.
비빔밥 - 색과 맛의 조화
비빔밥은 한국 음식 중에서도 시각적으로 제일 예쁜 요리예요. 시금치, 당근, 버섯, 콩나물, 고사리 - 각각 다른 색깔의 나물들이 밥 위에 올라가요.
각 나물마다 조리법이 달라요. 시금치는 살짝 데쳐서 참기름에 무치고, 당근은 살짝 볶고, 콩나물은 삶아서 양념해요. 나물 하나하나가 다 메인 요리급이에요.
돌솥에 담아서 고추장 넣고 쓱쓱 비비면 완성. 돌솥 바닥에 눌어붙은 누룽지가 진짜 꿀맛이에요.
불고기 - 달콤짭짤한 매력
불고기 양념장 만들 때 들어가는 재료 리스트 보고 깜짝 놀랐어요. 간장, 설탕, 참기름, 마늘, 배, 양파, 후추 - 이렇게 많이 들어가요.
특히 배를 갈아넣는 게 포인트래요. 배의 천연 효소가 고기를 부드럽게 만들고, 단맛도 내주거든요. 이거 배우고 나서 집에서도 계속 만들어 먹어요.
불고기는 실패가 거의 없어요. 양념장만 제대로 만들면 고기 굽는 건 쉬워요. 약한 불에서 천천히 졸이듯이 익히면 돼요.
잡채 - 디테일이 생명
잡채는 간단해 보이지만 의외로 손이 많이 가는 요리예요. 당면 따로 삶고, 야채 종류별로 따로 볶고, 고기도 따로 볶아서 마지막에 다 섞어요.
당면 삶을 때 타이밍이 중요해요. 너무 오래 삶으면 뭉개지고, 덜 삶으면 딱딱해요. 보통 6-7분인데 중간에 맛 보면서 조절해야 돼요.
참기름은 마지막에 넣어요. 너무 일찍 넣으면 향이 날아가거든요. 불 끄고 참기름 넣고 쓱쓱 비비면 윤기가 쫙 돌아요.
쿠킹클래스 참가 전 알아두면 좋은 것들
예약은 필수예요
인기 있는 클래스는 일주일 전에 예약해야 해요. 특히 주말은 빨리 마감되니까 여행 일정 잡히는 대로 바로 예약하세요.
웹사이트나 WhatsApp으로 예약 가능해요. 채식주의자나 식품 알레르기 있으면 예약할 때 미리 말씀하세요. 대부분 대체 재료 준비해줘요.
뭘 준비해야 할까요?
아무것도 준비 안 해도 돼요. 앞치마, 재료, 조리 도구 다 제공돼요. 그냥 빈손으로 가서 요리만 하면 돼요.
편한 옷 입고 오세요. 김치 담글 때 양념 튈 수도 있거든요. 흰색 옷은 피하는 게 좋아요.
카메라나 핸드폰 꼭 챙기세요. 요리 과정 사진 찍고, 완성된 요리도 찍고. 나중에 집에서 만들 때 참고하려면 사진이 엄청 도움돼요.
요리 경험이 전혀 없어도 괜찮아요
"저 요리 못 하는데 괜찮을까요?" 이거 제일 많이 받는 질문이에요. 전혀 문제없어요!
선생님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다 알려줘요. 칼질하는 법, 불 조절하는 법, 재료 손질하는 법. 하나하나 시범 보여주고, 옆에서 계속 도와주세요.
실수해도 괜찮아요. 저도 김치 양념 너무 많이 넣어서 엄청 매웠던 적 있어요. 선생님이 웃으면서 고춧가루 양 줄이는 법 알려주시더라고요.
만든 음식은 어떻게 돼요?
수업 끝나고 다 같이 앉아서 먹어요. 내가 만든 음식을 직접 맛보는 순간이 제일 뿌듯해요.
양이 꽤 많아서 보통 배불리 먹어요. 어떤 클래스는 포장도 가능해요. 김치 같은 경우는 작은 용기에 담아서 가져갈 수 있어요.
레시피북도 받아가요. 사진이랑 자세한 설명이 다 있어서 집에서도 똑같이 만들 수 있어요.
쿠킹클래스와 함께하면 좋은 활동
전통시장 투어
cooKorean 같은 곳은 시장 투어가 포함돼 있는데, 시장만 따로 가보는 것도 추천해요. 광장시장이나 통인시장 같은 곳에서 한국 식재료 쇼핑도 하고, 먹거리도 맛보고.
김이나 고추장, 참기름 같은 건 기내 반입 가능하니까 여행 기념품으로 사가기 좋아요.
한식당 투어
쿠킹클래스에서 배운 요리를 실제 한식당에서 먹어보세요. "아, 내가 만든 것보다 덜 짜네", "여기는 양념을 이렇게 했구나" 비교하면서 먹는 재미가 있어요.
특히 전통 한정식 집에 가면 쿠킹클래스에서 배운 반찬들이 다 나와요. 그때 배운 조리법이 생각나면서 음식을 더 깊이 이해하게 돼요.
가격대별 추천
가성비 중시 (₩50,000-60,000)
cooKorean이 이 가격대에서 최고예요. 3.5시간 동안 시장 투어, 3가지 요리, 레시피북까지 포함이에요. 외국인 여행자들 사이에서 입소문 난 곳이에요.
프리미엄 경험 (₩80,000-120,000)
Seoul Cooking Club 같은 프리미엄 클래스는 요리 퀄리티가 다릅니다. 르 코르동 블루 셰프한테 배우는 거니까 기술적인 부분도 훨씬 디테일하게 배워요.
파인다이닝처럼 코스로 먹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에요. 단순히 배우는 걸 넘어서 서울의 식문화를 경험하는 느낌이에요.
자주 묻는 질문
Q: 영어 못하면 참가 어려울까요? A: 아뇨, 전혀요! 대부분의 쿠킹클래스가 영어로 진행돼요. 선생님들이 유창하게 영어 하시고, 일부 클래스는 일본어나 중국어도 가능해요. 한국어 못해도 전혀 문제없어요.
Q: 아이들도 참가 가능한가요? A: 클래스마다 다른데, 보통 6세 이상부터 가능해요. 예약할 때 미리 물어보세요. 아이들은 칼 사용 시 부모님이 도와주셔야 해요.
Q: 혼자 참가해도 괜찮나요? A: 완전 괜찮아요! 실제로 혼자 오시는 분들 많아요. 다른 나라에서 온 여행자들이랑 같이 요리하면서 친해지기도 해요. 저도 쿠킹클래스에서 만난 프랑스 친구랑 아직도 연락해요.
Q: 만든 음식 포장 가능한가요? A: 대부분 클래스에서 가능해요. 김치 같은 건 작은 용기에 담아주세요. 다만 비빔밥이나 찌개 같은 건 바로 먹는 게 제일 맛있어요.
Q: 채식주의자인데 참가 가능할까요? A: 당연히 가능해요! 예약할 때 미리 말씀하시면 채식 재료로 대체해줘요. 불고기 대신 두부 요리, 멸치 육수 대신 다시마 육수 이런 식으로요.
Q: 레시피북은 한국어인가요? A: 아니요, 영어로 된 레시피북 받아요. 사진도 많고 설명도 자세해서 집에 가서도 똑같이 만들 수 있어요.
Q: 취소나 환불 가능한가요? A: 보통 24-48시간 전까지 무료 취소 가능해요. 그 이후는 환불 안 되는 경우가 많으니까 예약 전에 취소 정책 꼭 확인하세요.
마지막으로
첫 김치를 담그던 그날 이후로, 한식을 보는 제 시각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단순히 맛있는 음식이 아니라 정성과 시간, 그리고 한국인의 지혜가 담긴 문화라는 걸 알게 됐죠.
서울에서 쿠킹클래스 한 번 참가해보세요. 김치 담글 때 손에 묻는 양념 냄새, 비빔밥 비빌 때 나는 참기름 향, 불고기 구울 때 스며드는 달콤한 냄새. 그 모든 순간이 서울 여행의 특별한 추억이 될 거예요.
집에 돌아가서 친구들한테 직접 만든 한식 대접해보세요. "이거 서울에서 배워온 건데" 하면서요. 그때 느끼는 뿌듯함이란. 음식으로 서울을 다시 경험하게 하는 거죠.
지금 이 글 쓰면서도 망원시장 투어 때 먹었던 튀김이 생각나네요. 오늘은 집에서 김치 한번 담가봐야겠어요. 여러분도 곧 서울의 어느 쿠킹클래스에서 앞치마 두르고 김치 양념 버무리고 계시길 바라요. 그날의 여러분, 분명 웃고 있을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