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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브루탈리즘 카페 7곳: 콘크리트의 날것 그대로 미학

서울의 브루탈리즘 건축을 만날 수 있는 카페 7곳. 날것의 콘크리트, 대담한 기하학, 그리고 미니멀리즘이 만들어내는 강렬한 공간 경험을 소개합니다.

김민지
작성김민지

서울의 현대 문화와 독립 크리에이터를 사려 깊은 관객과 연결하는 디자인 큐레이터

서울의 브루탈리즘 카페 7곳: 콘크리트의 날것 그대로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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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브루탈리즘 카페 7곳: 콘크리트의 날것 그대로 미학

브루탈리즘은 1950년대 중반부터 등장한 건축 양식으로, 날것의 콘크리트(exposed concrete)를 그대로 드러내고 대담한 형태와 단순한 기하학을 특징으로 합니다. 한국 전쟁 후 빠른 산업화를 겪은 서울에는 이런 브루탈리즘 건축들이 많이 지어졌고,如今 이들은 새로운 생명력을 얻어 카페로 재탄생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투박하다고 여겨졌던 콘크리트가 어떻게 현대적이고 세련된 공간으로 변모할 수 있는지, 서울의 7곳 브루탈리즘 카페에서 그 가능성을 만나보세요.

1. 콘크리트 성당 (Concrete Cathedral)

위치: 성수동 263-21**

2019년 문을 연 콘크리트 성당은 이름처럼 교회처럼 높은 천장과 거대한 콘크리트 벽이 특징입니다. 30년 된 공장 건물을 개조한 이 카페는 원래의 구조를 그대로 살리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더했습니다.

공간의 특징: 8미터 높이의 천장은 자연광이 들어오는 스카이라이트를 통해 끝없이 높아 보이며, 콘크리트 벽에 남은 거푸집 목재의 흔적들이 그대로 노출되어 시간의 흔적을 보여줍니다. 바리스타 카운터는 검은색 강철과 콘크리트의 대비를 통해 공간의 긴장감을 더합니다.

커피와 경험: 싱글 오리진 커피만 취급하는 이곳은 공간의 장엄함만큼이나 깊이 있는 맛을 자랑합니다. 특히 '콘크리트 블렌드'라는 시그니처 메뉴는 강렬한 바디감과 긴 여운으로 브루탈리즘의 강렬함을 커피로 표현했다고 합니다.

2. 지하의 오아시스 (Subterranean Oasis)

위치: 연남동 541-15**

지하 2층에 위치한 이 카페는 이름처럼 지하 공간의 가능성을 새롭게 정의합니다. 1970년대 지하 주차장이었던 곳을 카페로 개조하며, 지하공간의 어둠과 폐쇄성을 장점으로 승화시켰습니다.

공간의 특징: 천장에 남은 기계실 환풍구와 파이프가 그대로 노출되어 산업 시대의 흔적을 보여주고, 벽면을 따라 배치된 벤치는 콘크리트와 목재의 조화를 통해 차가움과 따뜻함의 균형을 잡습니다. 특히 입구에서 내려갈수록 점점 넓어지는 공간 구성은 지하 공간의 압박감을 역이용한 설계입니다.

커피와 경험: 어두운 공간의 특성을 살려 캔들과 간접 조명만을 사용해 밤에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콜드브루와 디카페인 메뉴가 특히 유명하며, 조용한 집중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입니다.

3. 기하학의 정원 (Geometric Garden)

위치: 익선동 137-2**

익선동 골목에 자리한 이 카페는 작은 부지에 대담한 기하학적 형태를 구현한 건축의 교과서 같은 곳입니다. 원통형과 입방체의 조합, 그리고 수평과 수직의 대비가 인상적인 공간입니다.

공간의 특징: 외부에서 보면 폐쇄적으로 보이지만, 내부로 들어서면 의외로 개방적인 구조를 만날 수 있습니다. 특히 2층으로 올라가는 나선 계단은 콘크리트의 유연성을 보여주는 듯한 설계로, 걸을 때마다 변하는 시선을 제공합니다. 전면 유리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은 시간에 따라 콘크리트 벽에 다양한 그림자를 그려냅니다.

커피와 경험: 건축가와 바리스타가 함께 기획한 이 카페는 공간의 형태를 따라 메뉴를 구성한 것이 특징입니다. '큐브 라떼', '실린더 아포가토' 등 기하학적 이름의 메뉴들은 시각적 즐거움까지 더해줍니다.

4. 무지개 터널 (Rainbow Tunnel)

위치: 망원동 430-17**

20미터 길이의 좁은 부지에 지어진 이 카페는 마치 터널처럼 생긴 형태가 가장 큰 특징입니다. 양 끝은 넓고 중앙은 좁은 형태로,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유도합니다.

공간의 특징: 아치형 천장은 로마의 수도교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하며, 콘크리트의 재료적 한계를 극복한 기술적인 성과를 보여줍니다. 특히 정오의 태양이 아치형 천장의 스카이라이트를 통해 들어올 때, 콘크리트 벽에 무지개 같은 색의 빛이 만들어져 '무지개 터널'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커피와 경험: 좁은 공간의 특성상 대부분 카운터 석만 있지만, 이것이 오히려 바리스타와의 소통을 활발하게 만듭니다. 이동이 잦은 이 지역의 특성을 살려 테이크아웃 전문 메뉴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5. 콘크리트 모노리스 (Concrete Monolith)

위치: 성수동 324-1**

하나의 거대한 콘크리트 덩어리에서 시작된 이 카페는 건축가 설계 직영 카페로, 브루탈리즘의 철학을 가장 충실하게 구현한 곳 중 하나입니다.

공간의 특징: 내부에 계단이나 문 없이 하나의 공간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설계되었습니다. 콘크리트 벽면은 거친 질감과 매끈은 질감이 교차하며 시각적 리듬감을 만들어내고, 바닥과 벽, 천장이 이어지는 모노리식 구조는 공간의 통일성을 강조합니다. 가구 또한 최소한으로 줄여 공간 자체의 경험에 집중하도록 유도합니다.

커피와 경험: 공간의 미니멀리즘처럼 메뉴도 단순합니다. 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 카푸치노 단 3가지만 판매하며, 각 메뉴를 완벽하게 구현하는 데 집중합니다. 특히 이곳의 에스프레소는 콘크리트의 무게감처럼 농밀한 맛을 자랑합니다.

6. 부유하는 콘크리트 (Floating Concrete)

위치: 한남동 735-11**

양옆 건물 사이의 좁은 공간에 지어진 이 카페는 마치 부유하는 것처럼 보이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2층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콘크리트 슬래브로 되어 있으며, 1층은 유리로 비워두어 공간이 떠 있는 듯한 착시를 일으킵니다.

공간의 특징: 구조 엔지니어와 협업하여 가능한 설계로, 15미터에 달하는 콘크리트 슬래브는 중앙의 기둥 하나로 모든 하중을 지탱합니다. 1층의 오픈 스페이스는 공중 정원처럼 활용되며, 2층의 콘크리트 덩어리와 자연의 대비를 통해 극적인 효과를 만들어냅니다. 계단 없이 1층에서 2층으로 이어지는 경사로는 공간의 연속성을 강조합니다.

커피와 경험: 1층에서는 주로 테이크아웃 전문이며, 2층에서는 착석하여 즐길 수 있습니다. 2층의 창가 자리는 부유하는 듯한 느낌을 가장 잘 체험할 수 있는 곳으로, 한강과 서울 skyline을 조망하며 커피를 즐길 수 있습니다.

7. 콘크리트와 자연 (Concrete & Nature)

위치: 북촌동 143-3**

전통 한옥마을에 자리한 이 카페는 브루탈리즘과 자연의 조화를 시도한 대담한 실험입니다. 콘크리트의 인공성와 북촌의 전통적 경관이 만나 새로운 대화를 만들어냅니다.

공간의 특징: 외부는 완전히 매끄러운 콘크리트로 마감했지만, 내부 마당에는 수백 년 된 느티나무를 보존했습니다. 콘크리트 벽에 뚫린 불규칙한 구멍들은 자연광을 끌어들이며, 그 빛은 시간에 따라 내부 공간의 분위기를 계속 바꿉니다. 특히 비 오는 날, 콘크리트 벽을 타고 흐르는 물방울과 내부 나무의 대비는 시적인 경험을 선사합니다.

커피와 경험: 자연과의 조화를 생각하며 유기농 커피만을 사용합니다. 계절에 따라 변하는 특별 메뉴들도 특징이며, 봄에는 '개나리 라떼', 가을에는 '단풍 시럽 마키아토' 등 자연의 변화를 커피로 표현합니다.

방문 전 알아두면 좋은 점

  1. 촬영 제한: 일부 카페는 콘크리트의 질감 보호를 위해 플래시 촬영을 제한할 수 있습니다.

  2. 온도 조절: 콘크리트 건물은 단열 성능이 떨어지므로 여름에는 시원하게, 겨울에는 따뜻하게 준비하고 방문하세요.

  3. 주차: 대부분 오래된 건물을 개조한 곳이라 주차 공간이 제한적입니다.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합니다.

  4. 소음: 콘크리트는 소음 반사가 심하므로, 조용한 환경을 원한다면 평일 이용이 좋습니다.

결론

서울의 브루탈리즘 카페들은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공간을 넘어, 도시의 건축사를 체험하고 현대 디자인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장소입니다. 날것의 콘크리트가 어떻게 예술적 공간으로 변모할 수 있는지, 이곳에서 그 답을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minjicurates @visitseoul.kr


이 글은 2025년 1월에 작성되었으며, 영업 시간과 메뉴는 방문 전 확인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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