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 완벽 가이드 2025: 인쇄골목에서 힙지로까지, 서울의 뉴트로 성지
을지로3가역 4번 출구로 나서자 낡은 간판들이 눈에 들어왔어요. "청수인쇄", "동아철물", "서울볼트". 이게 요즘 젊은이들이 줄 서는 그 동네 맞나 싶더라고요.
골목 안으로 들어서니 분위기가 달라졌어요. 녹슨 철문 옆 좁은 계단을 올라가니 힙한 카페가, 60년 된 인쇄소 건물 1층엔 레트로 감성의 베이커리가 있었죠. 낮엔 공장 기계 소리가 들리고, 밤이 되면 네온사인이 켜지며 숨어있던 바와 펍이 문을 여는 곳.
이게 지금의 을지로예요.
인쇄골목이 '힙지로'가 되기까지
을지로의 과거: 서울의 제조업 심장
을지로는 1960-70년대 서울의 산업 중심지였어요. 인쇄소, 조명기구 공장, 철물점, 볼트 제조업체가 빼곡히 들어섰죠. 이 골목에서 만들어진 간판이 서울 전역으로 퍼져나갔고, 여기서 인쇄한 전단지가 시내 곳곳에 붙었어요.
2000년대 들어서며 제조업이 쇠퇴했어요. 공장들은 하나둘 문을 닫았고, 젊은 사람들은 떠났죠. 2010년 즈음엔 재개발 대상 지역으로 분류됐어요. 70-80대 노인들만 남은, 서울에서 가장 낡은 동네 중 하나였죠.

2015년, 변화의 시작
2015년쯤부터 을지로에 변화가 시작됐어요. 철물점 2층에 작은 바가 생기고, 인쇄소 건물에 카페가 들어왔죠.
저는 2017년에 처음 을지로를 찾았어요. 당시엔 새로 생긴 카페가 손에 꼽을 정도였죠. 낮엔 여전히 공장 동네였고, 길 가던 사람들도 대부분 작업복 입은 아저씨들이었어요.
2018년부터 변화 속도가 빨라졌어요. SNS에 을지로 사진이 올라오기 시작했고, '힙지로'라는 별명이 생겼죠. 옛 건물의 감성과 새로운 공간이 만나는 '뉴트로' 열풍의 중심에 을지로가 있었어요.
2025년의 을지로: 공존의 미학
지금 을지로는 독특한 동네예요. 낮에 골목을 걷다 보면 여전히 공장에서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들려요. 70년째 그 자리를 지키는 철물점 주인 할아버지도 계시고요.
그 옆 건물엔 20대 청년이 운영하는 크래프트 비어 펍이 있고, 3층엔 예약제 리스닝 바가 숨어 있죠. 이 공존이 을지로를 특별하게 만들어요.

을지로의 세 가지 얼굴
을지로를 이해하려면 세 구역으로 나눠서 봐야 해요.
을지로3가 - 뉴트로의 중심
을지로3가역 4번 출구 주변이 가장 핫한 구역이에요. 젊은 층이 주로 찾는 카페와 베이커리가 밀집해 있죠.
**아소토 베이커리(Asoto Bakery)**가 대표적이에요. 1980년대 일본 키사텐(다방) 콘셉트로 꾸민 베이커리 카페인데, 멜론빵이 시그니처 메뉴예요. 안에 커스터드 크림이 가득 들어있고요. ₩6,000. 레트로 감성의 인테리어가 사진 찍기 좋아요.
오전 9시 30분에 오픈하는데, 주말엔 11시쯤 되면 멜론빵 품절돼요. 평일 오전이 제일 여유로워요. 을지로3가역 9번 출구에서 3분 거리예요.
**을지로브루잉(Euljiro Brewing)**은 을지로 크래프트 비어 신을 연 곳이에요. 본관과 별관, 두 건물이 골목 양쪽에 마주보고 있죠. 자체 양조 맥주 6종과 합리적인 가격의 한국 레귤러 맥주를 팔아요.
본관은 오후 3시 30분 오픈, 별관은 저녁 7시 30분이에요. 네온 사인 켜진 골목 분위기가 을지로 감성 그 자체죠. 평일 오후 4-6시가 한산해요.
을지로4가 - 로컬 을지로
을지로4가역 쪽으로 가면 관광객이 확 줄어요. 여전히 공장과 철물점이 주를 이루는 진짜 을지로죠.
이 구역엔 오래된 가게들이 많아요. 1960년대부터 운영한 철물점, 1970년대 문 연 중국집, 40년 넘은 다방. 을지로의 역사가 그대로 남아있는 곳이에요.
낮 시간대에 이 골목을 걷는 걸 추천해요. 낡은 간판들, 공장 건물의 녹슨 철문, 좁은 골목길. 을지로가 왜 뉴트로 성지인지 이해하게 될 거예요.
인현동 골목 - 숨은 바의 천국
을지로3가역과 을지로4가역 사이, 남쪽 골목이 인현동 구역이에요. 낮엔 한산하지만 밤이 되면 완전히 다른 동네가 돼요.
인현골방이 이 구역의 숨은 보석이에요. 낡은 건물 3층에 있는 예약제 음악 리스닝 바죠. 찾기 어려운 게 포인트예요. 리클라이너 소파에 앉아 하이볼 한 잔 하며 음악에 집중하는 공간이에요.
100% 예약제이고, '대화 금지' 룰이 있어요. 오로지 음악 감상을 위한 바죠. 오디오파일이나 조용한 바를 찾는 분들에게 강추예요. 전화: 0507-1419-8720

제가 을지로에 계속 가는 이유
30번 넘게 을지로를 찾으면서 나름의 루트가 생겼어요.
평일 오후 추천 코스
오후 2시쯤 을지로3가역에서 시작해요. 점심 러시 끝나고 저녁 전이라 한산하거든요.
아소토 베이커리에서 커피 한 잔. 멜론빵은 이미 품절됐을 수도 있으니 다른 페이스트리 추천해요. 30분 정도 카페에서 시간 보내고요.
골목 탐험 시작. 을지로4가 방향으로 걷다 보면 여전히 돌아가는 인쇄소, 철물점, 조명 가게들 만나요. 사진 찍기 좋은 낡은 간판도 많고요.
오후 4시쯤 을지로브루잉 본관 오픈 시간 맞춰 입장. 첫 손님이라 자리 선택권 많아요. 자체 양조 IPA 추천해요. ₩9,000-12,000.
금요일 저녁 코스
금요일 저녁 7시에 을지로 가면 분위기가 완전 달라요. 네온 사인 켜지고, 회식 나온 직장인들로 북적이죠.
을지로 맥주골목에서 저녁 먹고 시작하는 게 좋아요. 전통 포장마차 스타일로 병맥주에 간단한 안주. 합리적인 가격이에요.
그 다음 매그파이 브루잉 을지로점으로 이동.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크래프트 비어 브랜드죠. 을지로점은 본점보다 작지만 분위기가 더 로컬스럽고 아늑해요.
밤 11시쯤 되면 인현골방 같은 숨은 바를 찾아요. 예약 안 했으면 다른 바도 많으니 골목 탐험하며 찾는 재미가 있어요.
을지로에서 꼭 해봐야 할 것들
골목 사진 찍기
을지로는 사진가의 천국이에요. 낡은 간판, 녹슨 철문, 좁은 골목, 네온사인. 레트로 감성 찾는 분들은 꼭 카메라 챙기세요.
평일 오후 2-4시 해가 기울 때 빛이 제일 예뻐요. 골목에 비스듬히 들어오는 햇빛이 인쇄소 간판을 비추는 장면, 진짜 영화 같아요.
밤엔 네온사인이 주인공이에요. 오후 7시 이후 어두워지면 을지로브루잉 골목의 네온 불빛이 켜지죠. 블루아워(일몰 직후 20분) 타이밍 맞추면 최고예요.
공장 구경하기
을지로 골목 걷다 보면 아직도 돌아가는 공장 많아요. 대부분 1층 문 열어놓고 작업하는 걸 밖에서 볼 수 있어요.
인쇄소에선 옛날 방식 인쇄기 돌아가는 거 구경할 수 있고, 조명 가게는 화려한 샹들리에가 천장에 가득 매달려 있죠. 철물점은... 진짜 모든 게 다 있어요.
주인분들께 정중히 물어보면 설명도 해주세요. "구경해도 돼요?"하고 여쭤보면 대부분 흔쾌히 OK하시더라고요.

낮과 밤 모두 경험하기
을지로는 낮과 밤이 완전히 다른 동네예요. 낮에만 가거나 밤에만 가면 반만 본 거예요.
낮(오후 2-5시): 공장 돌아가는 소리, 작업하는 사람들, 한산한 카페, 골목 탐험하기 좋은 시간.
밤(오후 7시 이후): 네온사인, 북적이는 바와 펍, 회식 나온 직장인들, 숨은 바 찾는 재미.
가능하면 평일 오후에 한 번, 금요일 저녁에 또 한 번 가보세요. 같은 골목인데 다른 세계예요.
을지로 찾아가기
지하철:
- 을지로3가역 (2호선, 3호선) - 가장 추천
- 을지로4가역 (2호선, 5호선)
- 두 역 사이가 핫한 구역이에요
걷기:
- 을지로3가역 ↔ 을지로4가역: 도보 8분
- 주요 골목들이 이 두 역 사이에 있어요
주차:
- 노상 주차 거의 불가능해요
- 을지로 공영주차장 (을지로 지하주차장) 이용 추천
- 하지만 주말엔 만차 많아요. 대중교통 강추
을지로에서 조심할 점
영업시간 확인 필수
을지로 가게들은 제각각이에요. 오전 9시에 여는 곳도 있고, 저녁 7시에 여는 곳도 있어요. 예약제인 곳도 많고요.
특히 인현골방 같은 숨은 바는 100% 예약제예요. 예약 없이 가면 문전박대당해요.
골목이 복잡해요
을지로는 미로처럼 골목이 얽혀있어요. 구글맵 GPS도 자주 헷갈려해요. 건물 번지수도 뒤죽박죽이고요.
길 잃는 게 을지로 탐험의 재미긴 한데, 시간 여유 없으면 스트레스받을 수 있어요. 여유 있게 시간 잡고 가세요.
주말은 사람 많아요
토요일 오후는 진짜 사람 많아요. 유명한 카페는 웨이팅 30분 이상이고, 골목도 북적여요.
평일 오후나 일요일 오전이 훨씬 여유로워요. 을지로 감성 제대로 느끼려면 평일 추천해요.
을지로 근처 연계 코스
을지로 탐험 끝나고 주변 둘러보기 좋은 곳들이에요.
청계천 산책 (도보 5분)
- 을지로3가역에서 청계천까지 5분
- 청계천변 걸으며 쉬기 좋아요
광장시장 (도보 10분)
- 광장시장 먹거리 투어 연계 가능
- 을지로에서 전통시장까지 한 번에
익선동 (도보 15분)
- 익선동 한옥 카페 골목
- 을지로 → 익선동 루트 인기 많아요
방문 전 꼭 알아둘 것
언제 가면 좋을까?
- 베스트: 평일 오후 2-5시 (한산, 골목 탐험 최적)
- 굿: 금요일 저녁 7시 이후 (을지로 밤 분위기)
- 피하기: 토요일 오후 (사람 너무 많음)
예산은 얼마나?
- 카페: ₩5,000-8,000
- 크래프트 비어: ₩9,000-12,000
- 맥주골목 저녁: ₩15,000-25,000
- 하루 예산: ₩30,000-50,000
복장 팁
- 골목 많이 걸으니 편한 신발 필수
- 공장 먼지 있을 수 있어요
- 계단 많으니 하이힐은 비추
자주 묻는 질문
Q: 을지로 처음인데 어디서 시작하면 좋을까요?
을지로3가역 4번 출구에서 시작하세요. 아소토 베이커리 찾아가면서 골목 감 익히고, 거기서부터 자유롭게 탐험하는 게 베스트예요.
Q: 을지로와 익선동, 뭐가 다른가요?
익선동은 한옥 카페 골목이고, 을지로는 공장 건물 리모델링 카페가 많아요. 익선동이 전통+세련된 느낌이면, 을지로는 산업+힙한 느낌이에요.
Q: 혼자 가도 괜찮을까요?
오히려 혼자 가기 좋아요. 골목 탐험하고 사진 찍고, 카페에서 책 읽기 완벽해요. 밤에 바 가려면 예약제인 곳 많으니 미리 확인하세요.
Q: 을지로에서 사진 찍기 좋은 시간은?
평일 오후 2-4시 (사이드 라이트 예쁨) 또는 저녁 7-8시 블루아워 (네온사인+하늘색 조화). 주말은 사람 많아서 사진 찍기 어려워요.
Q: 을지로 맥주골목과 이 가이드의 을지로, 같은 곳인가요?
네, 같은 동네예요. 맥주골목은 전통 포장마차 스타일 술집 구역이고, 이 가이드는 을지로 전체(카페, 바, 공장 골목 등)를 다뤄요. 두 가이드 같이 보면 도움 될 거예요.
Q: 을지로 재개발 언제 되나요? 지금 가도 늦지 않을까요?
계속 재개발 이야기 나오지만 아직 확정 안 됐어요. 문화재청이 을지로 일부를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하려는 움직임도 있고요. 지금 가도 늦지 않아요. 오히려 지금 을지로가 가장 흥미로운 시기예요.
을지로는 서울에서 제일 독특한 동네예요. 과거와 현재가 충돌하면서 만들어낸 특별한 분위기. 낡은 공장 건물과 힙한 카페가 공존하는 이 골목을, 재개발로 사라지기 전에 꼭 경험해보세요.




